서울 마리아병원의 진료과장과 가임력클리닉 센터장을 맡고 있는 주창우입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시험관 아기를 탄생시킨 서울대학교병원 산부인과에서 전공의로 수련을 받으면서 난임 의사의 꿈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가장 큰 보람은 아무래도 난임 부부들에게 희망을 안겨드렸을때, 특히 난임으로 오랜 시간 고생하시고 고통받으셨던 분들이 임신에 성공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제가 학생때 배우기로 의학은 ‘아트’라고 배웠습니다.
물론 기술도 중요하지만 어디까지나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기 때문에 사람의 질병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보듬어 줄 수 있는 의사가 가장 훌륭한 의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모든 진료 과정에서 저에게 오시는 환자분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그분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충분히 설명해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한 이후에 치료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난임의 이유는 많지만 사회적인 현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령의 임신시도입니다.
나이가 많아져서 임신력이 떨어지는 분들이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자신의 임신가능성을 높이는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을 듣고 판단을 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30대 중반이 되면 매년 임신성공률은 의미가 있을 정도로 떨어져요.

과거에는 2,3년 기다리다가 아기가 안 생기면 그때 검사를 받아보자 했지만, 나이가 많아지는 그 자체 때문에 몇년 기다리다보면 40대가 되고 정말 임신이 어려워지는 나이가 오니까 30대 중반 이후에는 1년도 기다릴 필요도 없다고 합니다.
일단 난임클리닉에서 임신성공률이 떨어질만한 요인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좀 더 적극적인 방법이 필요할지에 대해 상담을 꼭 받으실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임신성공률이 떨어지는 이유는 난소에서 배란되는 난자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배란되는 난자는 몸에서 만들어내지 못하고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나요. 사춘기 이후로 매년 소비를 하다 보니 쉽게 이야기하면 20대에는 20년 보관된 난자가 배란되고, 40대에는 40년 보관된 난자가 배란되죠. 그러면 배란되는 난자의 질도 떨어지고 임신율도 떨어지고 유산율도 올라가게 됩니다.

따라서 결혼이나 임신 출산 계획이 없는 30대초중반 여성들에게는 일단 자신의 가임력을 위해서 앞으로 배란되는 난자를 미리 보관해놓는 난자 동결도 꼭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그 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결혼해서 출산할 계획이 없는 분이 아니라면 30대가 되면 모든 분들께 자신의 난소 나이를 체크해보라고 합니다. 난소 나이는 피검사만으로 체크할 수 있습니다. 생리랑 상관없고 몸의 다른 컨디션과 연관 없는 검사입니다.
실제 나이에 비해 난소 노화가 빨라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분들은 실제로 갱년기도 일찍 와요.
그런 분들은 실제 나이가 많지 않더라도 앞으로 난임이 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비로서 난자 동결이나 다른 가임력보존 방법에 대해 한번 설명을 들으시도록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가임력보존에서 비교의 대상은 나이가 몇 살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미래의 나와 현재의 나입니다.
마흔의 나보다 마흔 두살의 내가 임신율이 더 떨어지겠죠. 그때의 나를 위해 지금 난자동결을 하는 것이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남성의 경우, 정자 보존은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데 난소는 배 속의 장기이기 때문에 난소에서 배란되는 난자를 채취하기 위해서는 마취가 필요합니다.
체외에서 난자를 동결 보존해 두었다가 향후 임신 시도가 가능한 시기에 그 난자를 이용해서 정자와 수정시키고 임신을 시도하는 방법을 난자동결보존이라고 합니다.

최근엔 기술이 발달해서 동결 보존했던 난자는 저희 병원 기준으로 95% 이상 생존합니다.
향후 아기의 건강이나 유산 등의 위험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서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습니다.

최근 분만하신 분인데요. 시험관 시술을 15번이나 하셨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30대 초반이었는데 40대 초반이 되어서 점점 임신율은 낮아지는데 우리나라 유명하다는 병원은 다 다니시면서 많이 시술을 하셨지만 정말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저희 병원을 방문하셨고 그분께는 한번의 진료시간을 충분히 할애해서 병원에서 매번 상담을 하고 가셨어요.

가정사도 상담하고 시댁이야기도 하고…어떻게 보면 스트레스 조절이 된건지 어떤 것이 좋은 영향을 주었는지 모르겠는데 쌍둥이를 임신하셨어요.
얼마전에 딸 쌍둥이 분만을 하셨는데 그분께서 분만소식을 전하셨을 때 굉장히 반갑고 감동적이었습니다.

현재 상태에 대한 자신의 충분한 이해, 그리고 앞으로의 치료방침에 대한 의료진과의 신뢰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난임 병원에 오셔서 검사를 하는 것은 난임이다 아니다를 진단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임신이 잘 되지 않고 있는 원인을 찾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검사에 나오지 않는 난임도 아주 많습니다.

결국 어떤 방법으로 임신준비를 하느냐 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기본적인 검사에서 임신에 지장이 있을만한 원인을 찾고, 두 분께 가장 적합한 임신시도 방법을 추천해 드리고 그 길로 가는 데 있어서 어려운 점이나 효과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드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리아병원은 [가족]입니다.
환자분들을 내 가족처럼 생각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자 바라시던 가정을 이룰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